불국토 사상   2012-03-01 (목)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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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정착되면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재의 국토가 오랜 과거부터 불교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으며, 현재도 불교의 호법신들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다는 불국토 사상도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불국토 사상은 특히 불교의 수용과 국가체제의 정비를 동시에 이루었던 신라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 이는 국가의 정통성을 불교적으로 수식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현재의 국토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불교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었다는 유연(有緣) 국토 관념의 예로서는, 신라의 수도 경주에는 먼 옛날 과거 부처의 시대에 사찰이 있었던 일곱 곳의 가람 터가 있다는 이야기와 황룡사의 뒤쪽에 있는 큰 돌이 과거 부처인 가섭불이 앉아 있던 연좌석(宴坐石)이라는 이야기 등이 있다.

이러한 관념은 이 세계는 수많은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여 왔으며 그 때마다 부처가 출현하여 중생들을 구제하였다는 불교의 세계관에 의거하고 있는 것으로, 신라는 현생에서의 불교 수용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주 먼 과거에 불교의 인연이 있는 불교의 중심국가라는 의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편 신라가 불법의 가호를 받고 있다는 관념과 관련된 것으로는 신라의 국왕이 전생에 도리천 천자의 자식으로 하늘의 천중들이 보호하고 있고, 황룡사에 9층탑을 세우면 주변의 나라들이 모두 복속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이러한 관념은 중국에 유학하였던 승려들을 통하여 제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안홍이 저술했다는 『동도성립기(東都成立記)』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들어 있었다고 하며, 선덕여왕대에 활동한 자장 역시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에서 불교 신앙을 통하여 사회의 안정을 추구하려 했던 수나라 문제의 정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불법의 가호로 나라를 평안하게 하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 부처의 사리를 봉안한 대형 탑들을 건축하여 숭불의 황제로 유명했는데, 그로 인해 후대에는 문제가 도리천의 보호로 남북조의 통일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인식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그 당시 신라는 삼국의 항쟁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으므로, 이러한 문제의 숭불정책을 본보기로 삼아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려던 과정에서 신라도 불법의 가호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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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전래